(인터뷰)이용호 SE네트웍스 대표 “태양광 산업, 고객 서비스로 눈 돌려야” 소비자 요구 반영한 서비스로 차별화전략 ‘승부수’ 국내 태양광 기업 중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에스에너지의 이용호 부사장이 독자노선을 걷는다. 에스에너지의 개국공신으로, 창립부터 현재까지 막중한 역할을 했던 그가 SE네트웍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새출발을 예고한 것. 창립기념식을 하루 앞둔 날, 청담역 인근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에스에너지에 13년 간 몸담아 오면서 에스에너지는 밖에서 장사하지, 국내 시장엔 관심이 별로 없다는 비판의 소리를 종종 들었습니다. 실제로 국내 홍보나 마케팅 쪽으로는 신경을 못 쓴 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전담인력도 없을뿐더러 다른 업무만으로도 바빴으니까요. 당장 실적이 되는 쪽으로 다니다보니 소홀했던 측면이 있죠. SE네트웍스는 앞으로 이런 부분을 보완해나갈 계획입니다.”
국내 태양광 산업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태동기에서 성장기, 침체기를 거쳐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IT산업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차이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200만원 짜리 컴퓨터를 주문하면 상세한 매뉴얼 책자가 딸려오고, 설치기사의 방문 후 서비스 만족 정도를 묻는 상담원의 전화가 걸려오지만, 가격이 그 몇 배에 달하는 태양광은 소비자를 위한 이렇다 할 서비스가 없는 실정이다. 제대로 된 매뉴얼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판매로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용호 대표는 SE네트웍스를 통해 현재 공급자 중심의 태양광 산업을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요구가 반영된 서비스를 통해, 가격 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태양광은 결코 저렴한 제품이 아닙니다. 가격이 상당한 제품인데 반해 소비자들은 이렇다할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어요. SE네트웍스는 에스에너지의 국내총판으로,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제조사가 유통부문을 분리한 경우가 없었어요. 제조사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돼 있었지만, 앞으로 사용자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중간역할을 수행할 겁니다.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판매구조를 만들고, 유통에 있어서도 차별점을 가져가야죠.”
이 대표는 전자제품을 구매할 경우 소비자가 제공받는 서비스나, 신용카드를 만들었을 때 딸려오는 각종 쿠폰도 태양광 산업이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3kW 태양광 설비가 4500만원 하던 시절에 국가에서 70~80%씩 보조금을 지원해주다보니 상대적으로 소비자는 대접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겼다”며 “카드 하나를 만들어도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상당한데, 태양광은 이런 것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문제는 크게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며 “사용자 중심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년 태양광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다. 삼성전자에서 7년, 에스에너지에서 13년을 보내며 태양광 산업의 태동부터 발전, 침체기까지 온몸으로 겪어냈다.
삼성전자에서의 7년이 거의 없다시피한 매출로 조직 내에서 설움 받던 시절이라면, 에스에너지의 13년은 창립부터 상장까지 하루 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1995년 관공서 최초로 창원시청 별관건물에 설치된 30kW 규모의 태양광 설비도 그의 작품이고, 2005년 동해화력에 설치된 1MW급 태양광 발전시스템도 이 대표의 손때가 묻어있다. 특히 동해화력은 국내에서 최초로 설치된 MW 단위의 태양광 발전소다. 이 대표가 태양광 전도사로 불리는 이유다.
2억원이 조금 넘는 자본금으로 시작한 에스에너지를 매출 3000억원을 바라보는 회사로 키우는 데 크게 일조한 그는, 이제 지금껏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영역으로 눈을 돌린다.
이 대표는 “체계적인 유통망과 마케팅을 통해 사용자 측면에서 제조사와의 거리를 좁히겠다”며 “이와 함께 에스에너지에서는 비교적 관심을 덜 두었던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 확대에도 힘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